COVID-19 이후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병원 설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음압격리병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음압병실은 단순한 격리 공간이 아니라, 정교한 공기 흐름 제어, 기압 유지, 환기 시스템이 통합된 첨단 감염관리 시설로 간주됩니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KIHA)가 각각 설계 및 시공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 설계 시에는 양 기관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거나 참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기관의 음압병실 설계 기준을 항목별로 비교해 자세히 안내합니다.
1. 음압병실의 정의와 역할
음압병실(Negative Pressure Isolation Room)은 감염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병실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하는 공간입니다. 공기는 항상 외부에서 내부로 유입되며, 오염된 공기는 필터링 후 외부로 안전하게 배출됩니다.
이러한 공간은 중환자실, 응급실, 감염병 전담 병동 등에서 필수적으로 설계되며, 의료진 보호와 병원 내 감염 차단을 위해 고도로 표준화된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2. 보건복지부 음압병실 기준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관리법, 의료기관 인증제, 감염병 전담병원 기준 등을 통해 음압병실의 설계 및 운영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기압 차 유지: 병실 내부는 인접 공간보다 최소 -2.5Pa의 음압 유지
- 공기 흐름: 병실 → 전실 → 복도 방향으로만 기류 형성
- 환기 횟수: 시간당 최소 12회(12 ACH) 이상
- 전실(Anteroom): 설치 권장, 기압 단계 조절 및 공기 오염 차단
- 배기 공기 처리: 외부로 배출 전 HEPA 필터 또는 UV-C 소독기 필수
- 문 개방 시 경보 시스템: 기압 유지를 위한 알람 설치 권고
이 기준은 국가 감염병 대응 병원 지정 시 필수로 적용되며, 시설 인증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사용됩니다.
3.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KIHA) 설계 가이드라인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는 병원 건축 및 설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실제 설계 및 리모델링에 적용 가능한 세부 지침을 제공합니다. 이 기준은 실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설계자와 시공자를 위한 명확한 기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기압 차 구간: 병실 -5.0Pa, 전실 -2.5Pa 유지 권고
- 전실 면적: 최소 6㎡ 이상 확보, 출입 인원 2~3명 기준
- 공기 흐름 시뮬레이션: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모델링 권장
- 환기 설비 위치: 급기구는 천장 중심, 배기구는 침상 하단부 설치 권장
- 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 기압, 온도, 습도, 미세먼지 농도 측정
- 재실 감지 연동: 병실 내 인원이 없을 시 에너지 절약 모드 전환 기능 포함
KIHA 기준은 최신 감염병 대응 사례를 반영하고 있어, 고도화된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료기관에서는 실무 반영도가 높은 참고 자료입니다.
4. 주요 항목별 기준 비교
항목 | 보건복지부 | 의료복지건축학회 |
---|---|---|
기압 유지 기준 | -2.5Pa 이상 음압 | -5.0Pa 병실, -2.5Pa 전실 |
환기 횟수 | 최소 12회/h 이상 | 15회/h 이상 권장 |
전실 설치 | 설치 권고 | 설치 의무, 최소 면적 제시 |
공기 흐름 | 일방향 흐름 유도 | CFD 모델링 기반 최적화 권장 |
공기 정화 | HEPA 필터 또는 UV-C | HEPA + 이중 여과 가능 권장 |
모니터링 | 기압 유지 알람 권장 | 통합 대시보드 및 실시간 센서 |
5. 설계 시 고려사항
- 허가 관청 기준 우선: 감염병 전담 병원 및 응급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 기준 우선 적용
- 기술적 완성도 고려: 고기능 격리실은 의료복지건축학회 기준 병행 적용 권장
- 공조 설비 전문가 협업: 의료 기계설비 전문가, 공기역학 전문가 협업 필수
- 유지관리성 확보: 필터 교체, 정압 확인, 설비 점검 동선까지 고려한 설계
6. 결론
음압병실은 단순한 병실이 아닌, 감염 통제의 최전선입니다. 보건복지부의 공공 기준과, 의료복지건축학회의 실무 지침을 함께 참고함으로써 감염병에 강한 병원 구조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 리모델링 시, 기존 건물 구조에서 음압 격리 기능을 새로 도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양 기관의 기준을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 설계사 및 감염관리 컨설턴트와의 협업을 통해 실현 가능한 솔루션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한 병원을 위한 첫걸음은 ‘기준의 이해’에서 시작됩니다.